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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야 x 우사기] 시공간의 운명 6 (순정/학원물/판타지/세일러문 소설)writing./- 연재 2021. 7. 14. 21:57
BGM https://www.youtube.com/watch?v=dKaHZgDMKzk
시공간의 운명 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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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이상 저 녀석들한테 다치기 싫으면 숨죽이고 있어. 」
온실을 지나 숲속 깊은 곳으로 들어온 세이야가 우사기의 몸을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안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이 모든 일들이 꿈만 같았다. 온 몸이 멍으로 번져 욱신거려오는 고통도 피와 눈물로 범벅이 된 쓰라린 얼굴도, 우사기에겐 더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닿을 듯 말 듯한 세이야의 모습에 심장이 미칠듯이 두근거렸다. 그에게서 나는 은은한 꽃향기에 취해 머리가 어질거렸다.
한참동안을 숨죽이며 나무 뒤에 숨어있던 그들은 마지막 몇몇의 아이들이 반대편으로 돌아간 후에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우사기의 허리를 잡고 있던 세이야의 손이 스르륵 풀려졌다.
「 그놈들….아무도 없었다면 진짜로 널 끝장낼 녀석들이야. 」
「 ….세이야. 」
숨이 가빠져 옴과 동시에 우사기는 저도 모르게 세이야의 이름을 나즈막히 내뱉었다.
「 너…지금 뭐라고 했지? 내 이름…어떻게 알…. 」
눈 앞을 아른거리던 세이야의 얼굴이 점점 더 흐릿해짐을 느꼈다. 이제는 무리야- 세이야의 품안에 취해, 한순간에 번져오는 긴장의 풀이 끊김과 동시에 우사기의 바들거리던 두 다리가 점점 느슨해져왔다.
털썩-
정신을 잃은 우사기는 힘 없이 그대로 잔디 위에 쓰러졌다. 그녀를 어깨를 끌어안은 세이야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
「 오당고!! 정신차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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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달의 프린세스…..’
‘가지마…..제발 부탁이야…’
얼굴을 떨군채 서있던 세이야는 등을 돌려 우사기에게서 멀어져 갔다. 우사기는 큰 소리로 자꾸 멀어져만 가는 그를 부르고 싶었지만 목구멍에 무언가 막히기라도 한 둣 도무지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이미 그를 한 손으로 가릴 수 있을만큼 저 멀리 멀어졌다. 안돼-
「 ..흣…..가지마!!! 」
눈을 번쩍 뜬 우사기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을 맞이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해져 오는 전율에 그녀의 몸이 떨려왔다. 꿈이었을까, 우사기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 …..악몽? 」
세이야의 낮은 목소리가 어둠속에 나즈막히 들려왔다 . 방안을 제대로 둘러보았을 땐 창문가 사이로 새어나오는 밤빛이 세이야를 비추고 있었다. 두근- 우사기는 그의 모습에 또다시 심장이 반응하는걸 느꼈다.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하얀 속살이 드러난 그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것마저도 꿈은 아닐까, 우사기는 두려웠다.
그의 손이 우사기 가슴 옆에 떨어진 수건을 집어들었다. 조심스런 그의 손이 우사기의 얼굴을 천천히 닦아냈을때야 비로소 그녀는 이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도 다정한 손이었다. 우사기는 이곳에 이대로 그저 머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창 밖으로 스며들어오는 푸른빛이 어둠 속의 그의 얼굴을 비추었다. 전생의 세이야는 좀 더 남자 다움으로 가득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듯 거칠고 강렬한 에너지. 따스하고 여유로운 에너지가 공존하던 현생의 그가 있었다면 전생의 그는 숲 속 깊은 곳 어딘가에선가 자랄 것만 같은 야생화의 느낌. 세이야, 넌 전생에 어떤 사람이었니- 우사기는 생각했다.
「 오당고….. 」
두근-
‘설마 기억이….?!’
순간 미친듯이 빨라져오는 심장 소리를 들킬까 우사기는 겁이 났다.
「 …머리는 생전 첨 봐. 」
쉴새 없이 뛰던 심장이 다시 맥이 빠진 듯 했다. 이런 모습이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너무 바보같았다. 우사기의 얼굴을 닦아내던 세이야의 손이 멈칫했다.
「 근데 이상하게…익숙하단 말야…. 」
세이야는 침대위에 누워있는 우사기를 빤히 바라보았다.
「 나도 이상한 놈이지. 한번도 본 적 없는 널…무슨 생각으로 그 놈들에게서 도와준건지…..골치 아프게 생겼다고 이제. 」
「 ….고마워. 」
피로 물든 수건을 쥔 그가 우사기를 향해 피식 웃어보였다. 그렇게 그리던 그 미소를 다시 본 우사기는 다시 울컥해졌다. 역시 변하지 않았다. 이곳에서의 모습이 조금 다르다고 해도 세이야는 그대로 세이야일 뿐. 우사기는 어딘가 모르게 복잡했던 감정들이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했다.
「 난 츠키노 우사기. 오늘 전학왔어….너도 교복이…. 」
「 너랑 그 녀석들과 같은 1학년. 」
「 근데 오늘 왜 교실에 없었어? 」
세이야의 표정이 금새 굳어졌다.
「 그건 니가 알 바 아냐. 」
이 이상은 묻지마-라는 확연한 얼굴. 그의 입가에 머물던 미소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우사기는 다시 어색해짐을 느꼈다. 이상하리만치 이 생의 세이야 주변엔 높고 커다란 벽으로 둘러싸인 느낌. 허물없이 먼저 다가와주던 그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고 차가운 지금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어떻게 해야 이 벽을 허물 수 있을까…’
우사기는 또 울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애꿏게 이불을 꽉 움켜쥔 손이 쥐가 날 정도로 아파왔다.
「 몸이 다 나을때까진 이곳에 머물러도 돼. 내일 학교엔 내가 얘기해 놓을 테니까. 」
세이야는 창문의 커튼을 치곤 곧 바닥에 이부자리를 펴기 시작했다. 등을 돌린채 몸을 한껏 웅크리고 누운 그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 현생보다 더 말라 가녀린 세이야의 몸. 외로워 보이는건 기분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우사기는 몸이 성하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이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그의 뒤를 꼬옥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 내 이름….어떻게 알고 있냐는 질문은 안할께. 난 왠지 니가 이 별의 사람이 아닌 것 같으니까. 」
우사기는 그의 말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 …..네가 다른 별의 사람일리가 없는데….나도 어떻게 됐나보다….. 」
세이야의 나즈막한 혼잣말이 들려왔다. 그렇게 고대하던 세이야를 드디어 만났지만 우사기는 어쩐지 모르게 마음이 더 복잡해져왔다. 우사기는 끝없이 떠오르는 생각에 그렇게 잠 못 이룬 밤을 맞이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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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땐 세이야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 밝은 노란빛의 공기가 우사기를 맞이했다. 벌써 낮인가- 우사기는 간신히 욱씬 거리는 몸을 일으켰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고통에 잠시 숨을 가다듬은 그녀는 어제 배구공을 맞아댄 결과 분명 뇌진탕의 기운일거라 확신했다. 옆에 놓여진 자신의 체육복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 일로 흙투성이였던 체육복이 깨끗하게 개여져 있었다.
‘나 분명 체육복을 입고 있었는데…그럼 내가 입고 있는 이 셔츠는….’
우사기는 자신의 사이즈보다 한참이나 큰 하얀 셔츠를 만지작 거렸다. 코를 대고 킁킁대자 셔츠에 풍기는 이 은은한 향기-
「 꺄아! 」
우사기는 얼굴이 화끈거림과 동시에 몸을 웅크렸다. 분명 세이야가 자신이 기절한 사이 옷을 갈아입힌 것이라 확신이 서자 심장이 뛰어옴을 참을 수 없었다.
‘세이야….’
빨개진 얼굴을 한 자신의 모습이 벽에 걸려있던 거울에 비춰졌다. 싫지만은 않은 얼굴. 그래도 부끄러운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정신이 흐릿하게 떠오른 어젯 밤의 기억. 세이야의 상냥한 손길.
우사기는 불현듯 야텐과의 기억이 떠올랐다. 무서우리만치 싸늘했던 눈빛의 그. 그건 분명 자신이 현생에서 알던 야텐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이 전생엔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그리고 세이야와 야텐은 어떤 관계일까. 왜 그 둘은 친하지 않은건지, 우사기의 머리는 수 많은 생각들로 복잡해져왔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우사기는 성하지 않은 몸을 가느리고 간신히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세이야의 집을 빠져나왔다.
우사기가 학교에 도착했을 땐 이미 점심 시간이었다. 교복을 입은 수많은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학교 교정을 거닐고 있었다. 하지만 세이야의 집을 빠져나올때부터 느낀 이상한 기운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주위를 몇번이고 둘러보았지만 자신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기분탓이겠지- 여지껏 있었던 나쁜 일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탓이라 생각하는쪽이 편했다.
우사기가 학교 정원에 도착한 그 순간 익숙한 뒷모습이 그녀의 눈을 스쳐 지나갔다. 분명-
「 세이야! 」
세이야는 우사기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그의 발걸음을 힘겹게 쫓아간 도착한 곳은 어제 그가 자신을 구해준 온실 앞이었다.
「 세이야!!! 하아…하아.. 」
「 어?….오당고! 」
우사기는 숨이 차는 가슴을 움켜잡았다. 어제의 부상으로 인해 멋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이 말썽이었다. 동그랗게 놀란 눈을 한 세이야가 우사기를 향해 달려오려던 찰나 커다란 바위가 그의 앞을 가로막아 공기가 순간 흙먼지로 뿌얘졌다. 세이야는 손을 입가로 가져다대며 한참을 콜록였다.
「 코네코짱, 이런 곳에서 이런 녀석과 단둘이 있는건 위험해. 」
설마-
우사기는 자신의 귀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을 코네코짱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명 뿐이었다.
반사적으로 목소리가 나는 쪽을 찾은 우사기는 나뭇가지 위에 가리워진 그림자를 발견했다. 어두운 형체가 마찰음을 내고 툭- 하니 땅으로 떨어져 천천히 우사기에게로 다가왔다. 우사기의 심장이 쿵쾅거려 왔다.
「 프린세스. 당신을 지키러 이곳에 왔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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