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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야 x 우사기] 시공간의 운명 2 (순정/학원물/판타지/세일러문 소설)
    writing./- 연재 2021. 6. 6. 15:00

    BGM https://youtu.be/DDxZ0oANKeo




    시공간의 운명 2


    ......
    ...
    .


    「 갤럭시아의 봉인이 풀리고 우리 세계에도 드디어 평화가 찾아왔어. 」


    제일 먼저 말문을 연 세일러 비너스였다. 그녀의 주위로 세일러 마스, 머큐리, 쥬피터가 나란히 서있었다. 모두들 마지막 대장정의 전투를 뒤로 더욱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무슨 일이 날 것 같은 기분이야... 」


    그들을 멀리감치에서 지켜보던 세일러 넵튠이 세일러 우라누스 함께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들의 뒤에서 루나와 아르테미스가 천천히 모습을 들어냈다. 세일러 비너스 뒤에 있던 높은 석상 위에 올라간 둘은 나란히 세일러 전사들을 향해 서있었다.


    「 이제 시간이 됐어. 우사기가 정식으로 프린세스로써 돌아갈... 」
    「 ....아직이야. 」


    세일러 우라누스의 낮은 목소리가 루나의 말을 끊었다. 모두의 얼굴이 우라누스에게로 향했다. 지금껏 단 한마디도 없이 내내 땅을 바라보고 있던 세일러 우라누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에게로 다가갔다.


    「 프린세스가 예전같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


    세일러 우라누스의 표정이 어두웠다. 세일러 넵튠이 곧 그녀의 뒤를 따라 다른 전사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의 표정에도 왠지모를 걱정스러움이 감돌았다.


    「 우리들 봉인이 풀린 그 이후로도 쭉 그녀를 지켜봐왔어.... 우사기... 마모루씨가 미국에서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만나고 있지 않아. 」
    「 ....그 녀석때문일지도. 」


    세일러 우라누스는 마지막 말과 함께 주먹을 불끈쥐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순간 살벌함이 새어나왔다. 세일러 전사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모두들 은연중에 알고 있던 사실이었을까. 어느 한 사람도 긴 침묵을 깨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채 있던 세일러 마스가 가슴을 움켜쥐었다.


    「 우사기.... 프린세스이기 전에... 평범한 고등학생 여자라구.. 」


    그녀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게 그렇게 큰일 날 일이야?! 」


    늦은 가을의 끝에 쌀쌀한 차가움이 가득한 오후. 세일러 마스의 눈물이 똑- 땅으로 떨어졌다. 세일러 마스는 지금 이 순간 프린세스를, 아니 우사기를 연민했다. 그 누구보다 이 운명의 바퀴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세일러 플루토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신음이 새어나왔다. 모두의 모습을 나무 위에서 숨 죽이고 지켜보던 그녀는 세일러 마스의 고통과 연민이 자신에게도 그대로 전해오는 것을 느꼈다. 세일러 플루토는 자신이 쥐고 있던 가넷 로드의 붉은 수정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



    우사기에게 이제 어둠이란 익숙한 존재였다. 불을 켜지 않으면 달빛이 더 밝게 빛났기에 그녀에겐 그것이 더 따뜻하게 위로가 되었다. 그녀의 고향. 그리고 그녀가 태어난 곳. 하지만 때때로 우사기는 지금 현생에서의 츠키노 우사기와, 미래 실버 밀레니엄의 네오 퀸 세레니티와의 이질적인 연대감에 혼란을 겪었던 때를 기억했다. 분명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만 다른 자아를 가진 느낌. 그리고 그런 그녀의 고뇌를 알지못해 동일한 모습을 기대하는 주위의 사람들.

    세일러 문으로 각성한 후 몇 년이 지났지만 그런 속마음을 누구에게도 내보인 적 없던 우사기였다. 마모루에게도... 다른 세일러 전사들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그 단 한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

    우사기는 침대 옆에 놓인 스피커의 전원을 켰다.


    「 Search for your love~ Search for your love~ 」


    보고싶어- 우사기는 침대에 머리를 파묻었다. 그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노랫말이 그녀를 통째로 삼키는 듯 했다.

    ‘우사기...’

    우사기는 허공에서 울리는 여자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방 안엔 누구도 없었다.

    ‘우사기. 당신의 집 앞에서 기다리겠어요. ‘

    세츠나의 목소리였다. 우사기는 책상 의자에 걸터있던 가디건을 입고 방안을 뛰쳐나갔다. 골목길로 들어서자 가로등에 비친 세츠나의 긴 머릿결이 보였다.


    「 세츠나... 」


    고요한 정적의 밤. 우사기에게로 다가오는 그녀의 구두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려왔다. 세츠나는 필요의 순간이 아니면 모습을 잘 들어내지 않기에 우사기는 이 만남이 예상롭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키가 훌쩍 더 큰 그녀가 우사기를 내려다보았다. 항상 그렇듯 그 상냥한 미소와 함께.


    「 이 세계의 영원한 평화가 찾아온 지금... 당신이 실버 밀레니엄으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


    우사기의 눈이 세츠나를 피했다.


    「 마모루씨와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나요? 」


    우사기의 표정이 불안했다. 마모루가 미국에서 돌아온 후로도 한번도 그를 만난적이 없었다. 계속 되는 그의 전화에도, 방문에도, 우사기는 어떻게서든 지금껏 피해왔다. 자신이 깨달은 그 무엇과 함께 그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였기 때문이었다.


    「 지금 꼭 가지 않으면 안되는건가요...? 」


    저도 모르게 꼭 쥔 우사기의 주먹이 덜덜 떨려왔다.


    「 나... 아직 가고 싶지 않아. 뭔가 깨달아버렸어.... 어쩌면 운명보다 더 소중한걸... 당신은 시공의 전사... 내가 돌아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


    세츠나의 표정엔 변함이 없었다. 우사기에게
    있던 마지막 기대마저 사라져버렸다.


    「 미안... 괜한 걸 물어봐서.... 」


    체념한 그녀는 정신이 홀린 듯 세츠나에게 등을 돌렸다.


    「 ......방법이 하나 있어요. 하지만 아직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길. 」
    「 ?! 」


    그녀에게서 멀어지던 우사기의 몸이 재빨리 세츠나에게로 향했다.


    「 그게 어떤거죠...?! 」
    「 당신이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확인해야 했어요. 」


    세츠나는 우사기에게서 두어 발자국을 뒷걸음 쳤다.


    「 플루토 플래닛 파워! 메이크업! 」


    눈이 부신 빛이 찰나의 순간을 비추고 어느덧 세일러 플루토로 변신을 한 세츠나가 가넷 로드를 손에 쥔 채 다시 우사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세일러 플루토는 가넷 로드를 꽂꽂히 세웠다.


    「 이 일을 하다 잘못되면 당신은 다신 현생으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몰라요. 」


    운명이라는 톱니 바퀴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 생보다 더 괴로운 것이 있을까. 우사기는 다짐했다. 그 뜻이 세일러 플루토에게 전해진 것인지 그녀는 우사기의 얼굴을 보곤 다시 말을 이어갔다.


    「 시공간을 이동하는 건 최대의 금기 중 하나. 하지만 금기가 깨졌을 때야 비로소 변혁과 새로운 시작이 다시 탄생하는 법. 당신이 전생으로 가 세이야 코우, 세일러 파이터를 만나게 되어 진정으로 사랑이 이루어진다면 지금의 현생에서도 이루어질거예요. 」
    「 그럼 치비우사는... 앤디미온, 모두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그들이 사라져 버린다면 나한텐 아무 의미가 없어... 」
    「 아뇨. 사라지지 않을거예요. 」


    세일러 플루토가 가넷 로드로 원을 그리자 허공에 두개의 커다란 구가 생겨났다. 지구처럼 보이는 하나의 구와 같은 사이즈의 다른 구는 원을 그리며 서로 마주해 평행하게 궤도를 돌고 있었다.


    「 평행 우주. 당신이 전생으로 가 운명을 바꾼다면 다시 돌아온 현생은 지금과는 다른 시공간으로 형성 될거예요. 당신이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지금 현생의 당신은 이 시공간에 그대로 남아 네오 퀸 세레니티로. 」
    「 치비우사와 앤디미온... 모두들도? 」
    「 모두들도. 」


    한줄기 희망의 빛이 우사기의 마음속을 파고 들었다. 벅차오르는 감정에 우사기는 저도 모르게 두근 대는 심장을 움켜쥐었다.


    「 단, 」


    세일러 플루토가 다시 가넷 로드를 허공에 움직이자 두 개의 구가 점점 커져 서로의 궤도를 벗어나 멀어져갔다. 여전히 닿지 않지만 평행한 궤도를 이루며 돌아가는채.


    「 그 이후에 다시 현생으로 온 당신은 더이상 불멸의 네오 퀸 세레니티가 아닌 다른 지구의 인간들과 똑같이 인생을 살며 결국엔 죽음을 맞이할 보통 인간의 운명. 즉, 더이상 세일러 문 전사로서의 인생은 소멸, 당신의 세일러 전사 친구들은 새로운 현생에선 당신을 기억하지 못할거예요. 」
    「 아미, 레이, 마코토, 미나코.... 모두들 날... 기억하지 못한다..? 」


    세츠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허공을 떠돌던 두 개의 지구가 서서히 사라져감과 동시에 우사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결정해야했다.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하지 못할 기회였다. 우사기의 심장이 더욱 더 빨라져왔다.


    「 하지만 만약 내가....내가 기억을 한다면? 」
    「 기억하지 못할거예요. 」
    「 아니....내가 꼭 기억할거야. 기억할 수 있어. 」


    우사기는 언제나 그랬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죽음을 향했던 순간에서 자신도 모르는 희망의 빛이 언제나 마음에서 커져갔던 그 순간들을 다시 기억해냈다. 자신은 언제나 무모하게 ‘믿음’을 끝까지 믿어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우사기는 믿고 있었다. 꼭 그들을 기억해 내리라고. 자신의 존재가 새로운 현생에서의 그들에겐 무의미 할지라도 그녀 자신은 그들을 꼭 기억해내리라고.


    「 내일 밤. 당신이 준비가 되었다면 데리러 가겠어요. 」


    세일러 플루토는 우사기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뒤를 돌아섰다. 한순간의 환한 빛과 함께 그녀는 다시 세일러 플루토에서 세츠나로 돌아가 우사기에게서 멀어져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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